도 몰라요 라파엘은 머리를

도 몰라요 라파엘은 머리를 뒤로 젖히고 호탕하게 웃으면서 서재문을 열었다 그리고 아나리자를 서재 안으로 안내했다 물론 그녀의 허리에 자기 팔을 감고서 아나리자도 그의 그런 에스코트를 순순히 받아들였다 서재 안으로 들어선 순간 그녀의 가슴이 세차고 고동치기 시작했다 처음 만나는 사람들 속에서 정말 눈치채이지 않게 라파엘의 연인 역을 해낼 수 있을까 모르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라파엘의 아버지인 돈 호세만은 금방 분간해 낼 수 있었다 그는 옛날과 다름없는 모습으로 그녀 쪽으로 다가와 따스하고 믿음직스런 손으로 그녀의 손을 쥐고서 인사 대신 그녀의 두 뺨에 가볍게 키스를 했다 내 아들을 웃게 만드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닌데 저 녀석이 이렇게 소리내어 웃는 건 정말 드문 일이거든 생각하고 있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아가씨가 되었구나 호세는 아나리자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다 아나리자가 금방 얼굴을 붉히자 이번에는 호세도 소리내어 웃었다 게다가 조심성도 많아진 것 같고 그런 다음 라파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어떻게 할 거니 물론 아버지 말을 순순히 따를 테지 라파엘은 고개를 끄덕였다 서재는 무척 넓었음에도 불구하고 꽤 안락하게 느껴졌다 바닥과 벽은 묵직한 느낌을 주는 목재였고 벽의 두 면은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는 책장이었는데 그곳 모두 빈틈없이 책이 꽂혀 있었다 그 앞으로는 커다란 책상이 놓였고 건너편 벽에는 페치카가 설치되었다 페치카 위에 걸려있는 여자의 초상화 아나리자는 한 눈에 그것이 라파엘 어머니를 그린 것이라는 걸 알아차렸다 그림 속에 있는 여자의 눈동자도 라파엘과 똑같이 바다처럼 맑고 푸른 빛깔이었다 나머지 한쪽 벽은 전면이 유리창이었다 그 유리창을 통해 넓은 잔디밭과 풀장이 한 눈에 들어왔다 라파엘은 아나리자의 허리를 안고 페치카 옆의 소파로 다가갔다 떡갈나무로 만든 티 테이블을 둘러싸듯 놓여져 있는 소파에는 샌디에고가의 가족들이 모여 있었다 아나리자 여동생 훌리라요 훌리아는 오빠가 자기를 소개하자 방긋이 웃으며 가느다란 손을 내밀었다 이제서야 만나게 되었군요 정말 기뻐요 요 며칠 동안 당신 얘기만 하고 있었어요 따스하게 느껴지는 훌리아의 첫 인상은 두근거리던 아나리자의 가슴을 가라앉혀 주었다 아나리자는 금방 그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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