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과 하마니는 이미 사라졌고 아직 화인은 안했지만 장치도 없어졌을 터였다통로는 허리를 굽히고 걸어갈 수 있을 만큼은 되었으나 폭이좁아 한 사람이 겨우 빠져나갈 정도였다 구부러진 통로를 백 미터쯤 헤치고 나갔을 때 이준석은 통로가 위쪽으로 경사져 있는것을 보았다서두르며 걸었으므로 하마니 일행과는 별로 떨어지지 않았을것이었다 그가 허덕이며 통로를 올랐을 때 앞쪽으로 희미한 빛이 보였다 출구일 것이다얼굴에는 땀인지 피인지 범벅이 되어서 흘러내리고 있는데다옆머리와 어깨 등에서 통증이 심하게 느껴졌다 총알이 스친 것이다그가 다가선 곳은 나무문이었는데 나무 사이로 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자동차의 엔진소리도 들렸다잠시 거친 호흡을 가다듬은 그는 나무문이 밖에서 잠겨져 있는것을 알았다 하마니는 밖에 있는 것이다 그는 주머니에 든 수류탄 두 발을 꺼내고는 이빨로 한 발의 안전핀을 뜯어냈다 그리고는 나무문의 밑에 그것을 내려놓는 순간 몸을 날렸다경사진 통로여서 그는 주르르 미끄러져 내려갔고 숨 한번 쉬고 난 다음에 동굴 안은 귀청이 터질 듯한 폭발음과 함께 천장의흙이 무너져 내렸다이준석은 하체를 덮은 흙더미를 헤치며 기어 나왔다 예상했던대로 이쪽은 지상이어서 앞쪽은 환하게 트여졌고마당에 세워진밴 한 대가 눈에 띄었다 그리고 폭발에 놀라 아직 자세를 바로잡지 못한 오륙 명의 사내가 보였다039타타타타이준석이 쥔 우지가 짧게 연사음을 내자 밴의 옆쪽에 서 있던사내 두 명이 허공에 손을 저으며 쓰러졌다 그 순간 저쪽에서도응사를 해왔다몸을 굴린 이준석은 손에 쥐었던 수류탄의 안전핀을 이빨로 잡아 뜯었다 그리고는 밴의 열려진 뒤쪽 창문 안으로 던져 넣었다콰쾅밴의 무거운 차체가 들썩 위로 치켜 올라가면서 안이 폭발했다 산산조각이 난 차체가 부챗살처럼 퍼져나간 순간 밴 주위에흩어져 있던 사내들이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온몸이 불덩이가 된 사내 하나가 밴에서 뛰쳐나왔다 그러나곧 털썩 쓰러진 그는 움직이지 않았다 이준석은 우지를 겨눈 채몸을 일으켰다이곳은 저택의 안마당이었다 그가 시선을 대문...